Question

한국말을 강조하는 것은 아이가 미국 주류 사회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아이를 한국인 사회에만 붙들어 놓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요? 한국인이라고 한국인하고만 활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것은 세계화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Answer

이것은 한국말 예배와 교육의 진정한 의도를 잘못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지는 질문입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한국말 예배나 교육은 우리의 자녀들을 확실히 미국 사회에서 또 세계 속에서 자신 있게 활동하게 하기 위해서 미래를 내다보고 실시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교육입니다. 소수 집단은 다수 집단의 양보 없이는 다수 집단에 속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교회에 아무리 유능한 새 신자가 등록을 해도, 기존 신자들이 그를 인정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지 않으면, 그는 그 교회의 변두리를 돌다가 외롭고 쓸쓸해서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 믿으려는 사람들이 교회에 사랑이 없다고, 끼리끼리 놀아서 낄 틈이 없다고 교회를 떠나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수 민족인 동양인이 그 중에서도 한국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들 사회에 자기 마음대로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가서 봉사하고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실제로는 대단한 착각을 하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이 동양인들에게 사회활동이 없다고 비난하지만, 사실은 활동을 하는가 못하는가의 여부는 주류사회를 이끌고 있는 백인들이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주류 사회에 들어가서 커뮤니티(community)활동을 하기 위한 준비도 해야 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저들이 우리를 받아주든지 안 받아 주든지 관계없이 우리 할 일을 할 수 있는 요동치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확실한 정체성(identity)과 온전한 소속감과 든든한 실력과 넓은 식견을 가져야 하는데, 여기에서 뿌리 언어인 모국어의 구사 능력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 한국어는 확실한 정체성(identity)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에 강조해야 합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한국말은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한국을 자기들의 나라로 만들기 위하여 실시한 것이 한국어 말살 정책이었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없애는 최고의 방법으로 언어 말살 정책을 채택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는 그 시대를 살아본 분들의 증언을 들으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언어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기가 힘듭니다. 바벨탑을 쌓아서 흩어짐을 면하려 하던 인류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친히 언어를 혼잡케 하여 서로 못 알아듣도록 만드셨습니다. (창11:1-9) 그랬더니 그 결과 인류는 자연스럽게 흩어지고야 말았습니다. 인종과 피부색의 차이도 하나님이 만드신 것입니다. 같은 한국인의 모습을 가졌어도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들과 못하는 사람들은 갈라지게 되어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들을 고려해 볼 때, 한국어가 한국인 이민 자녀들의 정체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언어는 정체성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정체성이 불확실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 차별과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굳세게 서서, 주위 사람들의 비난이나 놀림이나 비웃는 시선을 극복하고, 흔들리지 않고 살아 나가기가 힘듭니다. 한국말 그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Korean-American으로서 승리하며 확고하게 살아가려면 한국말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한국어가 소속감을 주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소속감은 자존감의 필수 요소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거의 예외 없이 자존감(Self-esteem)이 높습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어디를 가든지 흔들림 없이 기쁘게, 자신 있게, 끈기 있게 모든 일을 처리하는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부정적이고 초라한 자아상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스스로를 미워하고, 열등감에 시달리며, 소극적이 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을 못하고, 불안과 초조함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매사에 자신이 없어 하고, 실패를 두려워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존감은 소속감과 가치의식과 자신감이라고 하는 세 가지의 중요한 요소들로 구성되어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사회에서 멸시를 받던 사람이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변화되어 기쁨과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으로 변합니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와 주로 영접하게 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된 소속감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실 만큼 자기가 소중한 존재라는 가치의식에 대한 자각과 성령께서 능력주심으로 능치 못할 일이 없다는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입니다. 즉 예수 믿으면 자존감이 높아지기 때문에 사람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소속감이 없는 자존감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소속감이 없으면 필연적으로 자존감이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야 할 점이 “언어와 소속감과의 관계”입니다. 언어는 소속감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끼리 같은 그룹을 형성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기에 언어를 혼잡케 했을 때, 인류는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는 분리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 가운데 있을 때 소속감을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겉모양은 한국인이면서 말은 영어밖에 못하는 경우 문제가 생기게 되어있습니다. 왜냐하면 영어로 말한다는 점으로 봐서는 백인 사회에 속해야 하지만, 인종적인 문제로 인하여, 지금과 같이 백인들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온전한 소속감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들어주는 눈에 안 보이는 높은 벽이 사실상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언어소통이 안됨으로 인하여 한국사회 속에서도 소속감을 못 느끼고, 피부색으로 인하여 미국사회 안에서도 온전한 소속감을 소유할 수 없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한국말이 우리 자녀들에게 중요한 것입니다. 한국어 능력은 단순히 말을 할 줄 안다는 사실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말을 할 줄 아는 경우, 한국 사회를 통하여 온전한 커뮤니티 차원의 소속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본래 가지고 있는 강한 가치의식과 높은 교육열의 열매인 자신감과 연합되어서 강하고 높은 자존감을 소유 하게 되고, 이 자존감은 우리 후손들을 미국을 이끌어 가는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어는 우리의 후손들을 한국인으로 만들기 위한 정도의 언어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쓰임 받는 하나님의 사람들로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인 것입니다.

셋째, 한국어가 우리의 자녀들의 지능을 향상시키는데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두 살짜리 어린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더니, 기억력과 이해력도 아울러 급성장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어학능력을 높이는 데는 더구나 더 많은 도움을 줍니다. 여러 가지 언어가 발음은 서로 틀리지만, 언어의 기본적 구사 능력은 같은 것입니다. 예를 들면, 독해력은 영어에서나 한국어에서 같은 능력입니다. 영어 독해를 잘하는 사람이 한국어 독해도 잘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지금 미국학교에서 영어 독해가 뒤진다고 꼭 영어만을 읽혀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독해력이 뒤떨어지는 근본적 이유는 나열된 단어나 문장들을 보는 즉시 두뇌에서 그 읽은 단어들이나 문장의 뜻이 빨리 파악되고, 연결되고, 분석되고, 종합되는 작업이 순간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다시 말하면, 이 문제는 영어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글이든지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물론 영어 단어와 어휘실력은 따로 쌓아야만 되는 것이지만,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영어독해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한글 공부는 영어습득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영어실력이 향상 되도록 도와주고 다른 두뇌 활동능력도 월등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넷째, 한국어는 우리의 자녀들의 식견을 세계를 바라보도록 넓혀주기 때문에 강조되어야 합니다. 한 가지 언어만 가지고는 세계화를 이룩할 수 없습니다. 세계화를 맞이한 미국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미국인들이 외국어를 못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많은 식자들은 이것에 대하여 걱정을 많이 합니다. 앞으로 미국의 발전에 심각한 장애 요소로 꼽고 있습니다. 세계의 선진국들 중에서 외국어를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뒤떨어지는 국민이 바로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들입니다. 영어만 하면 세계 어디에 가서도 통해 왔기 때문에 어려운 외국어를 굳이 배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잘못된 추세에 이민 온 한국인들까지 동조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도 알아야 세계화에 발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지금까지는 이중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만으로도 어디서나 환영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세계화, 더 나아가, 지구촌 시대를 맞아서 더 많은 언어들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로 변화될 것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세  운  돌    3/11/2005_________________

"네 선조의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 (잠 22:28)

Remove not the ancient landmark, which thy fathers have set.